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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공항 ‘혁신’ 참고서] 2-1. 7만개 늘어났다…‘공항 일자리’ 효과​

양종천밝은나라 2024. 6. 19. 09:14

[경기신공항 ‘혁신’ 참고서] 2-1. 7만개 늘어났다…‘공항 일자리’ 효과

  • 김현우 기자
  • 승인 2024.06.17 17:41
  • 수정 2024.06.17 18:01

▲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 주변으로 각종 산업단지가 활발하게 형성돼있다. 이를 통해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당신이 원하는 일자리, 안전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후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 부대시설 1층 한 공간은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이곳만의 이색적인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일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20여개의 회사 부스가 마련돼있었다. 공항 직원들은 캐치프레이즈인 ‘VIE’가 적힌 녹색 티셔츠를 입고 안내원 역할을 맡았다. 구직자들은 회사의 기술과 전망 등을 알아보고 있었다.

빈 국제공항은 지역사회, 기업과 협력해 1년에 한 번 ‘잡데이(JobDay)’를 개최한다. 다양한 직무와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면접과 채용까지 가능한 기회의 장이다. 우리나라의 일자리 박람회와 흡사하지만, 공항 주최로 꾸준히 열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학생 및 졸업생, 직종 전환 희망자 등이 제약 없이 찾아올 수 있다. 항공 산업의 매력을 알린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에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대상도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는 연수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엑셀 사용법, 인적자원관리, AI(인공지능) 시장 전망 등을 교육하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날 주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T). 엔지니어, 관리자 등 전문직을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총 300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봤다. 주최를 맡은 측은 비교적 참여 범위가 넓은 직종을 뽑을 때는 회당 1000명 이상이 잡데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 국제공항 인사과에서 12년 근무한 소냐시티레(43‧여)씨는 “공항은 일자리가 풍성하고, 오히려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데 그런 내용을 밖으로 많이 알려야 한다”며 “직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단합해 홍보하고 있다. 일자리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빈 국제공항은 그 자체로 ‘일자리 세상’이다. 공항 측에서는 하나의 경제도시를 조성한다는 의미에서 ‘AirportCity’라 부른다.

조사 자료를 참고하면 항공‧교통‧화물‧상업‧건설 등 전반에 걸쳐 약 7만27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만5000여명은 공항 내 마련된 기업‧사무실 단지나 호텔 등에서 일하는 직접 일자리다. 남은 일자리는 여행 관광업, 도‧소매 서비스업, 시설관리 등의 간접 일자리다. 2007년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연구기관인 요안네움 리서치(Joanneum Research)는 63억원의 매출이 공항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이 공항 관련 일자리 채용 및 직업 교육 등을 위해 매년 여는 '잡데이'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공항 그룹사인 Flughafen Wien AG도 설립 이후 연간 평균 5704명의 정규 직원과 7131명의 임시 직원을 고용해왔다. 그룹사는 오스트리아 주 20%, 빈 20%, 출자형 민간 재단 10%, 기업 43.4%, 자유 유동주식 6.6% 지분으로 나뉜다. 이들은 설립 직후부터 ‘지역‧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큰 과제로 삼고 일자리와 사회 환원에 주력해왔다. 예컨대 기업은 직원 복지와 도시 인프라 구성을 위해 수익 중 일부를 세금으로 기여해야 한다.

공항 관계자는 “공항은 물론, 다방면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철과 고속도로가 있어 기업이 자리하기 좋다. 현대글로비스 등 한국 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입주하고 있다”며 “일자리와 지역 발전 등 공항의 경제적 효과는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빈 국제공항은 전용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수시로 일자리를 공지하고 있다. 인적사항과 특기 등을 적은 지원서를 제출하면 전문 직원들이 일자리를 매칭해주기도 한다.

기업 유치 또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빈 국제공항이 마련한 ‘오피스파크(OfficePark)’ 등에 300개 가까운 회사가 들어왔다. 교육 캠퍼스, 전문 의료 센터, 피트니스 센터, 2개의 호텔 시설, 최첨단 사무실을 갖췄을뿐더러 교통 인프라와 도로‧철도‧항공의 탁월한 연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매력으로 평가받으면서다.

올해에도 20개의 새로운 회사(Enpulsion‧AtlasCopco‧Quehenberger‧ATPlus‧BoutiqueAviation‧ATIntermodal‧ACSLogistics,‧Murrelectronik 등)가 700명의 직원과 입주한다. 약 8만㎡의 오스트리아 최대 규모 물류단지도 하반기 들어설 예정이다. 510개 객실의 새로운 호텔도 건설되고 있다. 준공되면 빈 국제공항의 숙박 수용 능력이 1400개 객실로 확대된다.

지난 5일 유럽 부동산 브랜드 연구소(European Real Estate Brand Institute)는 강력한 기업 시장의 입지 등으로 2024년 브랜드상에 빈 국제공항을 선정했다. 2019년부터 5회 연속 수상이다. 유럽 내 45개 시장을 12만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가 분석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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